일가족을 휩쓸고 간 수해현장에서 딸 경민씨가 오열하고 있다.
23일 새벽 강원 영서지역에 최고 300㎜의 폭우가 쏟아져 잠자던 일가족 4명이 계곡물에 휩쓸려가는 등 모두 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곳곳에서 낙석과 도로 유실 등으로 차량운행이 통제되는 등 수해가 잇따랐다.
▽인명 피해〓이날 오전 2시20분경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자은3리 박기만씨(61) 집 등 가옥 5채가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박씨 집에서 잠자고 있던 부인 조영임씨(54)와 친정집에 다니러 왔던 딸 정옥씨(27), 사위 최해원씨(32·경북 문경시), 외손녀 최윤정양(1) 등 일가족 4명과 이웃주민 임연옥씨(27·여) 등 5명이 실종됐다.
박씨는 20여m 가량 떠내려가다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일가족 등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된 자은3리는 산간계곡의 작은 하천변에 12가구가 모여 살던 마을로 이날 시간당 70㎜의 집중폭우가 쏟아져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또 이날 오전 6시경 인제군 상남면 상남리 홍천∼인제간 31번 국도 오미재에서는 양봉을 하던 김진홍씨(53·경기 이천시 마장면)가 산사태에 휩쓸려 사망했고 오전 11시15분경 횡성군 공근면 초원리에서도 신옥란씨(67·여)가 불어난 하천물에 실종됐다.
▽가옥 도로 등 피해〓이날 오전 1시50분경에는 강원 홍천군 화촌면 풍천1리 한명철씨(81) 집 뒷산이 무너지며 가옥을 덮쳐 건물이 파손되고 가축들이 매몰됐으며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홍천∼인제간 44번 국도변의 주유소도 범람한 하천물에 유실됐다.
낙석사고도 잇따라 오전 3시반경 춘천시 동면 풍천리 춘천∼홍천간 56번 국도 가락재터널 인근에 2000여t, 오전 8시경 횡성군 공근면 상창봉리 춘천∼원주간 5번국도에 200t, 오전 2시경 인제군 상남면 상남리 홍천∼인제간 31번 국도 오미재고개에 200여t의 돌더미가 무너져내렸다. 이번 비로 홍천 인제 횡성군 일대 19군데의 도로가 유실돼 현재 국도 및 지방도로 9개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지역 피해〓서울에서도 22일 밤부터 내린 비로 일부 지역에서 도로 침하와 침수 피해가 발생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3일 서울시 재해대책본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22일 밤 11시20분경 서울 종로구 적선동 로터리 신호기 옆 도로 1차로에 지름 60㎝, 깊이 50㎝ 규모로 침하가 발생해 23일 오후까지 사직터널 방면 1개 차로가 통제됐다.
한강 잠수교도 이날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수위가 올라가 오전 10시부터 보행자 통행을 금지한 데 이어 오전 11시10분부터는 차량 통행도 전면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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