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미국의 대선 기간 중 부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시 수혜를 보는 종목으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꼽혔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반독점 판결과 관련해 회사 분할 판결을 받았지만 대기업과 친화적인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이런 독과점 규제를 피해갈 수 있으리란 예상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부시 후보의 당선과 더불어 지금까지 60%이상 급등하면서 가장 수익률 높은 주식으로 탈바꿈했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번 판결난 항소심에서 회사 분할 명령도 하급심으로 되돌려져 빌 게이츠 회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에 최근 기업 실적 발표 시기를 맞아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실적 악화 전망을 밝혔지만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은 크지 않은 단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의 판단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불공정한 게임을 했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그동안 끼워팔기의 혐의를 받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을 차기 윈도우즈 제품에서는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부가하기로 결정해 법원의 판결에 화답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 악화를 경고한 지난 주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가가 금주들어 하락폭을 크게 늘리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법무부와 이번 소송과 연관된 18개 주(州)의 반독점 관련 담당자들의 생각은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았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인 지위를 견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미 시장 석권을 이뤄낸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 대한 규제보다는 추가적으로 차기 윈도우즈 제품에 포함될 또 다른 끼워팔기식 프로그램들 이를테면 인터넷 전화나 인스턴트 메신저 등의 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게 독점혐의가 있는 프로그램의 추가에 대해서는 미리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러한 법무부의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항소심 판결 이후 새롭게 협상이 시작된 이번 주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윈도우즈 XP버전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결판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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