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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요트에 폭빠진 대학생 이창섭-신동훈씨

입력 | 2001-07-24 18:48:00


“태킹 준비”

스키퍼(요트의 선장격)의 구령에 요트 왼쪽에 앉아 있던 검게 그을린 이창섭씨(25)와 신동훈씨(26)의 눈빛이 반짝였다.

곧이어 스키퍼의 입에서 “태킹”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둘은 어느새 요트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며 로프를 감아 당겼다. 태킹은 바람의 방향에 맞춰 돛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

20일 오후 충남 보령시 오천항. 하얀 크루저급 요트 한 척이 바람과 파도를 가르며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나갔다. 돛을 활짝 펴고 출발한 지 10여분도 안돼 태킹을 몇차례하자 요트 위에 있던 이씨와 신씨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하지만 땀방울은 불어 오는 바람에 얼굴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사라졌다.

부경대 해양체육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씨와 신씨. 부산에 있는 학교 탓에 바다 위에 떠 있는 요트는 많이 봐온 이들이지만 실제로 요트를 처음 탄 것은 지난해 학과 전공과목으로 요트를 수강했을 때.

그러나 다른 수강생들과는 달리 이들은 일주일에 3시간인 수업시간에만 요트를 타는 것이 영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둘은 물어 물어 알아 낸 크루저급 요트연맹인 한국외양범주연맹에 찾아 가 허드렛일을 하는 대신 거의 모든 주말을 요트 위에서 보내며 요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다.

“요트는 인내죠”

바람을 기다리고 거센 바람과 파도와 맞서야만 하는 힘든 순간들을 견뎌내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참을성이 생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그래서인지 둘은 나이보다 더 의젓하고 침착해보였다.

처음 겁 없이 요트를 타던 이들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신씨는 5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에 갇히는 위태로운 순간을 겪었고 이씨는 암초에 요트가 걸려 거의 전복될 뻔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정말 무서웠단다. 그러나 위기를 모면한 뒤 찾아온 요트의 스피드감은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으려 하던 두려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