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60)이 그의 대표작인 ‘이웃집 토토로’의 국내 개봉을 맞아 25일 한국에 왔다.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그의 명성을 반영하듯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나타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미야자키 감독은 “‘이웃집 토토로’가 일본 개봉 13년 만에 한국 팬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한국 관객들이 즐겁게만 관람해 준다면 그걸로 만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에 대해 “일본을 싫어한 어린 시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이끌어온 그는 또 하나의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21일 일본에서 개봉한 그의 신작 ‘센과 지이로의 행방불명’이 1200만명을 동원했던 ‘원령공주’(1997년 작)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
그는 “‘센과 지이로의 행방불명’을 만들 때 처음 한국의 만화 제작회사인 ‘DR무비’에 상당 분량의 작업을 맡겼는데 그림 수준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돌고 있는 은퇴설에 대해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 ‘이번으로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공식 은퇴는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해서 장편보다는 일본 전통에 뿌리를 둔 단편 애니메이션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와 한국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중단조치에 대해 “정치 세계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문화 교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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