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60)이 25일 ‘이웃집 토토로’의 개봉일(27일)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그의 명성을 반영하듯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미야자키 감독은 “‘이웃집 토토로’가 일본 개봉 13년만에 한국 팬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흥행 성적은 어떻든 한국 관객들이 즐겁게 봐준다면 그걸로 만족”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에 대해 “일본을 싫어한 어린 시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항상 다시 써온 그는 최근 또 하나의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21일 일본에서 개봉한 그의 신작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은 1200만명을 동원했던 ‘원령공주’(1997년 작)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 그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을 만들 때 처음으로 한국의 만화 제작회사인 ‘DR무비’에 상당 분량의 작업을 맡겼는데 그림 수준이 매우 훌륭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돌고 있는 은퇴설에 대해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 ‘이번으로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공식은퇴는 하지 않았다”며 “이젠 나이도 있고 해서 장편보다는 일본 전통에 기반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와 문화개방 중단에 대해서는 “정치 세계에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문화 교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또 한국의 첫인상에 대해 “이렇게 닮은 나라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TV만화 시리즈 ‘미래소년 코난’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으며 그의 작품 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84년 작)가 최근 국내 개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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