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황제’ 이언 소프(19·호주)에게 27일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동시에 맛본 날이었다.
현 세계 최고의 수영스타인 소프는 이날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수영장에서 벌어진 제9회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800m 계영에서 호주팀에 금메달을 안기며 대회 5관왕에 올랐다.
세계수영선수권사상 대회 5관왕은 73년 제임스 몽고메리(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28일 400m 혼계영에서 금메달을 추가할 경우 소프는 처음으로 6관왕에 오르는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이날 남자800m 계영에서 호주가 7분4초66의 새로운 세계신기록을 세움에 따라 소프는 이번 대회에서 4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소프는 앞서 벌어진 자유형 100m 결승에서는 실패의 쓴맛을 보며 이번 대회 목표였던 7관왕의 꿈을 접어야 했다.
소프는 전날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2위를 기록해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페테르 호헨반트(네덜란드)와 이날 우승을 다툴 것으로 기대됐으나 48초81로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소프는 경기를 마친 뒤 크게 낙담하지는 않았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처음으로 49초 벽을 돌파한 데다 결승에서는 자신의 준결승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하며 100m 정복의 가능성을 키웠기 때문. 그동안 전문가들은 소프가 100m를 넘어선 뒤에야 스퍼트를 내는 스타일 때문에 단거리인 100m에서는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사실. 이 같은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낸 것에 만족한 듯 소프는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기록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남자 100m 우승은 예상을 깨고 앤서니 어빈(미국)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 자유형 50m 우승자인 어빈은 이날 세계기록에 0.49초 뒤진 48초33으로 호헨반트(48초43)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며 1위로 골인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제오프 후에질(호주)은 접영 남자 50m 준결승에서 23초44를 기록해 자신이 지난해 세운 23초60의 세계기록을 경신했고 배영 남자 200m에서는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론 페이솔(미국)이 1분57초13으로 우승했다. 평영 여자 50m와 자유형 여자 200m에서는 류슈에주안(중국)과 지안 루니(호주)가 각각 30초84와 1분58초57로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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