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장쩌민 악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28일과 29일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위층 인사와 연쇄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활발히 대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을 거쳐 중국을 방문한 파월 장관은 28일 인민대회당에서 장 주석과 만나 건설적인 협력관계를 맺자는 데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을 방문한 미 관리 가운데 최고위직인 파월 장관은 이날 “중국과의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0월 초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베이징을 방문하겠다는 요지의 부시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장 주석과 파월 장관은 4월 발생한 정찰기 충돌사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상군사안전 전문가 회의’를 다음달 개최하기로 했다. 또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연내에 ‘중미 연합경제위원회 회의’ ‘중미 상업무역연합위원회 회의’도 열기로 했다. 파월 장관은 28일에만 장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 첸치천(錢其琛) 부총리,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과 연쇄 회담을 갖고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악화된 양국관계 때문에 갖지 못한 인권 대화와 무기 확산 금지, 경제와 국방 등 4개 분야에 관한 포괄적 협상을 이르면 내달부터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도 파월 장관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 군사기술 수출에 대한 불신 해소, 인권 대화 재개, 군사교류 재개 합의 등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파키스탄 등 핵 개발국가에 미사일 기술이나 부품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11월 미국과 약속했으나 부시 행정부는 중국의 무기 수출이 여전하다며 비난해 왔다. 양측이 대량파괴 무기와 무기 비확산 문제에 관한 전문가 협상을 조속히 개최키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다. 중국은 현안이었던 중국 출신 미국 학자 체포 사건도 파월 장관 방문 직전 그를 추방하는 형식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사사건건 부딪쳐온 양국관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중국 내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파월 장관은 장 주석과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는 계속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으며 무기확산 방지 문제에 대해서도 “선결과제가 많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중국이 반대한다는 태도에도 변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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