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약 1300조원)를 굴리는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인 미국 피델리티가 한국에 진출해 내년부터 뮤추얼펀드를 판다.
금융감독원 오갑수(吳甲洙) 부원장보는 29일 “브렛 구딘 피델리티 아시아 담당 사장이 이달 초 금감원에 방문해 8월중 예비허가신청서를 내고, 연말까지 합작회사가 아닌 독자회사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부원장보는 “피델리티는 특히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선호할 장기투자 상품에 중점을 둘 계획이며, 내년 이후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회사 진출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는 올 5월부터 한국투신 씨티은행 제일투신 미래에셋 등을 통해 자기 상품을 간접적으로 판매하며 본격 상륙을 준비해 왔다.
국내 투신운용업 외국 자본
투신사
외국주주(국가)
지분율(%)
대신
스미토모 생명(일본)
20
동원 BNP
BNP(파리국립은행·프랑스)
30
한화
얼라이언스 캐피탈(미국)
20
주택
ING(네덜란드)
20
조흥
KGI(타이완)
18.72
외환코메르츠
코메르츠(독일)
45
하나 알리안츠
알리안츠(독일)
50
SEI
SEI(미국)
51.7
맥커리IMM
맥커리(호주)
100
템플턴
템플턴(미국)
100
슈로더
슈로더(영국)
100
피델리티(설립예정)
피델리티(미국)
100
(자료:투신협회)
한편 투신업계에선 피델리티 등 해외 자산운용사의 한국 상륙을 ‘체질개선엔 도움, 시장잠식 여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투신업계는 우선 펀드매니저가 동물적 감각에 의존해 투자종목을 선정하지 않고, 애널리스트의 기업평가를 근거로 주식을 굴리는 피델리티 방식이 정착되면 국내 자산운용문화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일반 투자자도 이같은 투자방식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주식시장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존재로 떠오를 지는 두고볼 일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피델리티 상품을 판매해 온 미래에셋 이병성(李炳星)과장은 “고객들이 피델리티 상품이라고 무조건 선호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주가가 꾸준히 오른 해외에서 30년간 우수한 실적을 냈지만, 주가 등락이나 변동폭이 심한 국내에서도 좋은 실적을 낼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고객의 반응이었다”고 덧붙였다.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