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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세상]못말리는 '쇼핑 중독'

입력 | 2001-07-29 18:47:00


주부 이모씨(31·경기 군포시)는 백화점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 ‘쇼핑중독증’에 걸렸다며 남편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어느 날 남편으로부터 “백화점 가서 옷만 사지 말고 부설 문화센터에서 강좌나 듣는 게 어떻겠느냐”는 충고를 들었다. 인터넷에서 본 유머 한 토막이 문득 떠오른 이씨는 “남자들은 다 똑같네”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며칠이 흐른 뒤, 남편이 아내의 동향을 물었다.

“요즘 그래, 문화센터에 다녀?”

“요즘 한시강좌 유행이잖아. 몰라?”

“뭐 배운 거 있어? 얘기 좀 해 봐.”

“그럼. 살면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생활의 지혜 같은 거라고나 할까.”

이씨는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한시 한 토막을 읊었다.

“신목(信木)하고 대화(大火)하니 현월(現月)하고 아수(牙水)이니라….”

남편은 예상대로 “처음 듣는 시조네”라고 대꾸했고, 이씨는 뜻풀이를 해줬다.

“신세계는 목요일 쉬고, 롯데백화점은 화요일 놀고, 현대백화점은 월요일 쉬고, 갤러리아는 수요일날 노는구나∼.”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