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29일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어 증시와 경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2·4분기(4∼6월) 기업들의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7%가 감소했으며 올해 전체로는 8%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의 이같은 수익 감소는 91년 이후 처음이다.
28일 발표된 투자 낙관도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갤럽과 페인 웨버 증권회사가 공동 조사한 ‘투자자낙관지수(IIO)’는 6월 45에서 7월 40으로 떨어져 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투자자 100명당 40명 정도만이 12개월 내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앞서 미 상무부는 27일 2·4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이 0.7%(잠정치) 성장, 93년 1·4분기에 마이너스 0.1% 성장을 한 이후 성장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의 1.9%에서 올 1·4분기엔 1.3%로 낮아진 데 이어 계속 둔화되고 있다.
타임스는 “2·4분기의 경제성장은 거의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며 미 경제가 간신히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공공사업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6차례나 단행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 것은 기업의 투자 및 소비가 모두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4분기 중 신규 건축과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미 기업의 투자는 13.6%가 감소했다. 이는 1년 전만 해도 기업의 투자가 연 10%씩 증가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또 소비자들의 소비 또한 2·4분기 중 2.1%가 성장하는 데 그쳐 97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가 미국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나 되기 때문에 이같은 소비심리 위축은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7일 “경제가 마땅히 그래야 할 만큼 강하지는 않은 상태”라며 “그러나 금리 인하와 세금감면에 따른 환급이 경제성장에 매우 중요한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지표가 이번주 일제히 발표된다. 소비자신뢰지수(27일), 전미구매자관리협회(NAPM)제조업지수·자동차판매(8월 1일), 공장주문(2일), 실업률(3일) 등 이번주 발표되는 경기지표는 15개나 된다.
이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지표는 미국 산업활동 현황을 보여주는 NAPM 제조업 지수. 소비자신뢰지수는 그런 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악재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44.7을 기록했던 NAPM 지수는 7월 43.5∼44.5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기 지표 현황에 따라 FRB가 다음달 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추고 10월중 다시 한번 0.25%포인트 정도 더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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