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 국내 상영관을 잡지 못해 결국 미개봉작으로 8월 1일 비디오로 나오게 됐다.
머리가 댕강 댕강 잘려나간다던가, 칼로 눈을 찌르는 장면이 역겹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없는 영화. 하지만 ‘호러 광’이라면 한번쯤 볼 만하다.
26세의 마이크 멘데즈 감독은 수도원(컨벤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 좀비(부활한 악령) 수녀 군단’를 등장시키는 ‘불경’을 저질렀다.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듯, 록발라드 음악을 배경으로 10대 소녀 크리스틴이 수녀들에게 총알 세례를 퍼붓고 수도원을 불태우는 도발적인 오프닝에 이어 영화는 4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다. 폐허가 된 수도원에 은밀히 섹스와 마약을 즐기려는 철없는 10대들은 숨어든다. 그러나 이들은 차례로 부활한 악령에게 희생된다. 중년의 크리스틴은 수도원에서 도망친 소녀의 부탁으로 악령에 맞서기 위해 40년만에 수도원을 찾는데….
잔혹한 장면도 많지만 시뻘건 피 대신 형광색 피를 사용하고, 우스꽝스럽게 걷는 좀비 수녀와 악령의 제물로 바쳐지는 숫총각 동성애자 등이 코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속편을 예고하려는 듯한 마지막 반전은 예상 가능한 결말. 힙합곡 ‘갱스터스 파라다이스’를 부른 인기 흑인 래퍼 쿨리오가 경찰역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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