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당보 ‘평화와 도약’ 30일자에 ‘해방 56년! 일제잔재 청산, 민족정기 회복’이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동아, 조선일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한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당보 4, 5면은 강창일 배재대 교수와 정운현 대한매일 기자 등의 대담을 통해 “동아와 조선은 37년부터 40년까지 철저히 일제의 주구였다” “(두 신문은) 40년 8월 총독부와 타협해서 자진 폐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일제가 당시 동아일보에 조선 및 매일신보와 자진 통합을 종용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이른바 ‘경리부정(經理不正)사건’과 ‘비밀결사 조직사건’ 등을 조작해가며 동아일보를 압박, 문을 닫도록 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강 교수는 또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일제 황국신민의 역할을 하다가 이 나라의 지도층으로 행세하면서 탈세·탈법이 몸에 익어버렸다”며 언론사의 탈세·탈법도 일제의 ‘정신적 유산’이라고 주장했다.
당보는 또 3면에 “이회창 총재 부친이 일제 말기에 검찰서기를 했다면 독립투사를 탄압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 총재는 대선 출마 전에 부친의 일제하 친일행적에 대해 국민 앞에서 검증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김희선(金希宣) 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역사적 사실까지 조작해가며 비굴한 정쟁거리를 만들고 있다”며 “이런 것이 언론 개혁의 정도냐”고 비난했다.
권 대변인은 또 “앞에서는 정쟁 중단 운운하면서 뒤로는 수십만부가 배포되는 당보를 통해 뒤통수를 치는 이중적 모습에 넌덜머리가 난다”며 “인격이라고는 없는 거짓말쟁이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