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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넷볼’/농구와 비슷한 ‘여성전용 구기종목’

입력 | 2001-07-31 20:19:00


‘말처럼 큰’ 여고생들이 축구공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닌다.

“여학생들이 이렇게 신나게 운동하는 건 처음봐요.” 서울에서 일부러 참관하러 왔다는 한 일선체육교사는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최근 전북 전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열린 넷볼(netball) 대회의 광경이다.

넷볼은 영국과 호주를 비롯한 영연방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농구와 비슷한 ‘여성전용 구기종목’. 1900년에 두명의 영국 여교사가 당시엔 역시 신종스포츠였던 농구를 보고 착안, 여성에 맞도록 규칙을 만들었다.

골대를 세워놓고 공을 바스켓에 넣는 것은 농구와 마찬가지. 농구와 다른 점은 드리블을 할 수 없고 패스만 가능하다는 것. 공도 농구공보다 작은 축구공을 사용한다. 농구가 몸싸움이 심한 반면 넷볼에선 공잡은 선수로부터 상대편 선수가 90㎝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반칙이다. 그만큼 부상위험이 적다.

7명이 한팀을 이루는 넷볼은 코트를 3부분으로 나눠 맡은 역할(GK-골키퍼,GD-골 디펜스 GS-골 슈터 등)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을 정해 코트전체를 뛰어다닐 필요가 없어체력소모도 적다. ‘운동하길 싫어하는’ 여학생들에겐 안성맞춤인 셈.

국내에 넷볼이 소개된 것은 98년말. 성형외과 개업의 김수홍씨(전주시 서신동)가 뉴질랜드 유학중이던 딸의 체육수업 참관 때 넷볼을 보고 무릎을 쳤다.

김씨는 뉴질랜드에서 비디오와 규정집을 구해와 넷볼 보급에 나섰다. 올해는 아예 한국넷볼협회(www.netballkorea.com 전화 063-253-3131)를 만들고 문화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도 받았다.

넷볼이 국내에 소개된 지 채 3년도 안됐지만 체육시간에 넷볼을 배우는 여자고등학교만 32개교로 늘어났다.

“선수가 아닌 일반여학생들이 농구나 축구를 하기는 힘들지요. 넷볼이야말로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급해야해요.” 학부모입장에서 학교체육교육을 생각하는 김수홍씨의 항변이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