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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민 '잠설친 새벽'

입력 | 2001-07-31 20:19:00


‘꽈과광… 꽈과광….’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일원에서는 31일 새벽까지 연 사흘째 천둥 번개로 많은 시민들이 잠을 설쳐야 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깜짝 놀라 울면서 부모 방으로 뛰어들기 일쑤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기간인 6월과 7월에 측정된 뇌전(천둥 번개)일수는 모두 13일. 작년 같은 기간(7일)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이번 천둥소리는 도저히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극악스러워 “공포 분위기를 자아낼 정도”라는 게 많은 시민들의 반응.

서울대 환경과학부 최우갑 교수는 “천둥과 번개, 벼락 모두 여름 장마철에 흔한 자연 현상이지만 그 횟수나 정도면에서는 예년과 분명히 다른 면이 많다”고 말했다.

기상청 기상계측과 박정규 박사는 “천둥 번개가 치는 직접적인 원인은 집중호우 때 생기는 비구름 때문”이라며 “최근 시간당 100㎜를 넘는 집중호우와 게릴라성 폭우는 국지적으로 엄청나게 두꺼운 비구름층을 형성해 극악스러운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둥과 번개는 바람을 타고 다니는 강한 비구름의 알갱이들이 움직이면서 물방울들이 갈라지거나 얼음알갱이들이 부딪힐 때 생긴 매우 강한 전기가 순간적으로 불꽃과 소리를 내며 나타나는 현상. 벼락은 구름과 지상의 물체 사이에 전기가 흐르는 것이다.

자칫하면 죽음까지 부를 만큼 위험천만한 게 벼락이지만 천둥 번개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속설들이 의외로 많다. ‘천둥 번개가 잦으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도 있고 ‘벼락을 맞아 죽는 꿈을 꾸면 국가나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거나 보상을 받는다’는 덕담도 널리 전해져 온다.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