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또타러 간다”
장대비가 퍼붓던 지난달 29일 용인 삼성에버랜드 자동차전용경기장 스피드웨이. 한 꼬마가 굵은 빗줄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싱서킷으로 들어가 미니경주용차인 카트에 올라탔다. “부르릉”. 시동을 걸자마자 바퀴 뒤로 두줄기의 굵은 물줄기를 일으키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올 11월에 만10세가 되는 김동은군(용인포곡초등교 4년)은 카레이싱에 입문한 지 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다섯 살이던 96년 비록 배기량 30㏄의 ‘초미니’이긴 하지만 어엿한 1인승경주차인 카트를 몰았다. 그는 만11세 이하가 참가하는 ‘주니어 클라스’에서 독보적인 선수다. 올해 8번 열린 대회에서 7차례 우승에 한차례 준우승.
동은이가 아주 어려서부터 경주차 핸들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카레이서인 아버지 김정수씨(37·카레이싱팀 이글 단장) 때문.
91년에 카레이싱에 입문한 김씨는 용인에 자동차전용경기장이 생긴 95년에는 아예 경기장 인근으로 이사를 했다. 국내에서 열린 포장도로대회는 단 한차례도 빠지지않고 참가해 표창장까지 받았다. 그동안 우승도 10여차례.
김씨는 “워낙 본인이 좋아하니까 최고등급인 포뮬라원(F1) 선수가 될 때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아들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
동은이의 카레이싱 실력은 일본에 까지 전해져 26일 도쿄‘신도교서킷’에서 열리는 ‘국제 주니어카트 그랑프리’에 초대받았다. 동은이로써는 첫 국제대회 참가인 셈.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내가 챔피언이 꼭 될거예요”.동은이는 젖니빠진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