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관심을 두는 경제 지표가 여럿이겠지만 그 중 중요한 지표가 있다. 바로 소비자 신뢰지수와 구매관리자 협회에서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지수(NAPM 지수)가 그것이다.
이들 지표들이 한때는 그린스펀 의장의 관심을 받는다는 이유로 주식과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전엔 금리 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최근들어선 금리 인하를 좌우하는 지표로 역할을 했다. 이제는 금리 인하가 크게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은만큼 경기 회복을 알리는 지표로 통한다.
사실 이들 변수는 객관적으로 파악되는 산업의 생산, 출하, 재고 지표와는 달리 주관적인 경제 주체들의 경기에 대한 관점을 지수화한 지표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들 지표가 실제 경기 지표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선행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하면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이고 이는 미래 소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표들이 그동안 실물 지표가 나빠진 것과는 달리 상승세를 구가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여왔다. 그러나 금주에 발표된 지표는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바 있지만 이번엔 실망을 안겼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최근 계속 진행되고 있는 추가 감원의 영향으로 부진한 결과를 보였고 시카고 지역 NAPM 지수 또한 재고와 신규 주문 감소로 악화됐다.
이러한 지표 발표로 경기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다시 낮아졌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미 몇주간에 걸쳐 기업들의 실적이 형편없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주가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오는 8월 21일에 예정된 금리 조정을 위한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제는 금리 인하 여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경기 회복 가능성이 줄어든 것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더 큰 비중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추가 반등 여부는 아직 유보적인 상황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