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곳에 불을 끄는 임무는 소방수가 한다.
야구도 경기가 끝나갈 무렵 팀이 이기고 있을때 위기상황에서 위기를 넘기고 승리를 지켜내는 것이 마무리 투수의 임무이다. 그래서 마무리 투수들을 소방수와 곧잘 비유하곤 한다.
진필중은 지난해 47세이브포인트를 기록 99년에 이어 2년 연속 구원 1위를 했던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소방수. 그러나 올해 두산 마운드의 선발로 전향 전반기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후 후반기 다시 마무리로 전향. 최고의 소방수에 걸맞게 최근 4경기에서 연속 구원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터.
또한 김진웅은 올해 처음 프로무대에 등장, 전반기까지 선발투수로 뛰다 마무리로 전환, 초보 소방수로 명함을 내밀었다. 초보 소방수 치고는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5경기에서 4승 1세이브 하며 새로운 구원왕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진필중, 김진웅 둘은 31일 삼성과 두산의 대구 경기에서 소방수로서의 자존심 대결을 펼쳐 초보 소방수 김진웅이 판전승을 거두었다.
8회 삼성이 4대3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진웅 등판, 1점을 내주며 4대4 동점을 내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4대4 동점인 가운데 두산은 8회말 마무리 진필중을 투입, 팽팽한 승부로 연장전을 예상했으나 9회말 진필중은 마르티네스로부터 3점 홈런을 허용. 진필중은 팀의 패배를 안기며 패전 투수가 되었고, 김진웅은 동점을 허용하면서도 승리 투수가 되었다.
김진웅은 4대3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동점을 허용, 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었고, 진필중은 4대4에서 팀이 연장전에 들어갈 상황을 패배로 이끌어 갔다.
삼성은 현대와의 선두경쟁에서 한경기도 놓치기 아쉬운 판에 팀의 마무리인 김진웅이 매번 마무리로 나와 아슬아슬한 경기를 펼치는게 못내 불안하고, 두산은 4위이하 팀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3위 수성에 안간힘을 다쓰고 있는 상황에서 베터랑 소방수 진필중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소방수의 임무는 끝까지 팀의 승리를 이끌면 되는 것.
한게임을 가지고 소방수의 자질을 의심하는 건 무리수, 팀이 마무리를 믿어야 마무리투수도 마음 편히 던질 수 있는 것. 앞으로 두팀이 이들 마무리를 얼마나 믿어줄지, 소방수들이 얼마나 팀에게 믿음을 심어줄지 지켜 볼 일.
잘나가던 특급 마무리 리베라가 퇴출을 당하고 무주공산이 되어버린 구원왕 경쟁에서 베터랑 진필중의 3년연속 구원왕 등극이냐, 프로 첫무대에 초보 소방수로 데뷔한 김진웅의 첫 구원왕 등극이냐, 앞으로 이둘의 맞대결이 어떻게 승부가 날지, 베터랑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진필중의 복수전이 될지, 무서움을 모르는 초보 소방수 김진웅의 도전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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