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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이총재 '휴가구상']"국민통합위한 정치적 입장 강화"

입력 | 2001-08-03 17:48:00


1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3일 당사에 출근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당무에 복구하자 마자 민생과 경제에 전력을 쏟으라 며 여야정(與野政) 경제포럼을 서둘러 재가동하라고 지시했다. '휴가 구상'의 일단을 밝힌 셈이다.

이 총재는 또 "지금은 사회의 갈등과 대립 분열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등 상당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고 "파괴된 공론의 장을 복구하는데 당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국민통합에 대한 당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정국의 전반적인 문제점에 대한 대응은 다음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서 밝히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당 일각에서는 이미 이 총재에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8·15 경축사 발표' 직후나 이 총재의 취임 3주년(31일)을 전후해 국민대통합 선언으로 국면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통합 선언에는 △현정권의 연착륙 협조 △정치보복 종식 △인사탕평책 실시 △계층간 통합 등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국민대통합 관련 발언

8월3일당무보고

국민우선 정치의 연장선상에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는 국민통합의 정치를 강화해야 한다

7월27일 광주시국강연회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일이라면 과거에 집착하려는 어떠한 유혹도 물리칠 것이다. 비열한 정치보복 만큼은 이 땅에서 사라지도록 할 것이다

7월6일 자택기자간담회

집권당의 리더십이 모든 분야와 계층에서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국민이 이제 넌더리가 나 통합의 리더십을 희구하게 될 것이다

6월19일 천태종상월원각대조사 열반대재

지도자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이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리더십이다

이 총재의 민생 복귀 지시 또한 국민대통합 구상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이 총재가 경제 난맥상의 예를 들면서 수출부진 물가상승과 함께 빈부격차의 심화를 꼽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당의 비판이 이념논란으로 흐른데 대해 이 총재는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가 1월 이후 중단돼 있는 여야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측근은 "지금 영수회담 얘기를 꺼낼 때는 아니지만, 민생 협조에서 한 발만 더 나아가면 영수회담 아니냐"고 말했다.

물론 이 총재는 타협할 것은 타협하더라도 싸울 것은 싸우겠다 고 밝히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언론자유와 관련해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

결국 이 총재의 국민대통합 구상도 언론사에 대한 검찰 수사와 대북관계 진전 및 여권의 태도변화 등 정국 추이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