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역사' 마쓰오카 히로시 지음/이성환 옮김/398쪽 1만2500원/푸른미디어▼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주최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의 역사’라는 책이 번역 출간됐다. 현재 일본 쓰쿠바大 교수로 있는 마쓰오카 히로시(松岡 完)가 쓴 ‘월드컵의 국제정치학’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책은 월드컵의 역사, 파시스트들의 축구 정치, 축구 경기의 승패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등을 주요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축구와 정치와의 관계를 민족주의, 지역대결, 이념갈등 등과 연결시켜 설명함으로써 흥미와 함께 이론적인 맛도 느끼게 하고 있다.
사실 스포츠는 국제정치학의 기능주의 통합이론의 발전에 원용되었다. 즉 지역통합이나 또는 보다 높은 차원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접근이 용이한 스포츠, 문화, 경제분야의 접촉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론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1972년 미·중국간의 국교를 재개하는 준비단계로서 치루어진 ‘핑퐁외교’는 유명하다.
이 번역서는 세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원저의 제목이 말하듯이 이 책은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월드컵의 역사를 서술한 것이다. 따라서 월드컵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의미와 축구의 역사를 접목시킴으로서 월드컵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볼수 있게한 점이다.
둘째 이 책이 출간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그 연구가 활발하지 못한 분야로 남아있는 스포츠와 정치의 관계를 체계적이고 이론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여 국가적 차원에서나 세계적 차원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셋째 이 책은 축구를 통해 일본인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촌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저자인 마쓰오카 교수는 번역서의 서문에서 ‘나는 한국이 싫습니다. 일본의 축구팬으로서 한국만큼 얄미운 존재는 없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축구, 월드컵, FIFA, IOC 등에 관한 지식을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며, 한일간의 특수한 역사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만이 가지는 순기능을 통하여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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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철구(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