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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한국 토플성적 '찍기'땐 상위권 진짜실력 하위권

입력 | 2001-08-05 18:13:00


한국인의 토플(TOEFL) 성적이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에세이가 필수로 채택되고 듣기 평가를 강화하는 등 토플 시험이 ‘진짜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해 ‘찍기 요령’ 위주로 공부한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미국의 사설 교육평가원(ETS)의 국가별 토플성적 자료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9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기존의 종이시험(PBT·Paper Based Test)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 한국인 8만5235명의 평균 성적이 677점 만점에 533점으로 아시아에서 9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1위를 차지해온 싱가포르가 99년 7월부터 종이시험이 폐지돼 순위 집계에서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0위인 셈이다.

아시아 21~27개국 중 한국의 순위 변화

연 도

전체평균

한국순위

91.7∼93.6

519점

18위(504점)

92.7∼94.6

521점

17위(506점)

93.7∼95.6

522점

15위(510점)

95.7∼96.6

527점

11위(518점)

96.7∼97.6

526점

12위(518점)

97.7∼98.8

532점

11위(522점)

98.7∼99.6

531점(PBT)

9위(535점)

214점(CBT)

15위(198점)

99.7∼00.6

535점(PBT)

9위(533점)

215점(CBT)

16위(200점)

그러나 영어 에세이를 추가하고 듣기 평가 문항을 어렵게 출제한 새로운 컴퓨터 시험(CBT·Computer Based Test)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 한국인 1만8839명의 평균 성적은 300점 만점에 200점으로 아시아 23개국 가운데 16위를 차지해 순위가 중하위권에서 맴돌던 10년 전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한국인의 토플 성적은 ETS가 국가별 순위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91년 7월부터 93년 6월까지 2년간 통계에서 아시아 24개국 중 18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으나 95년 7월부터 1년간 통계에서 11위로 뛰어오른 이후 중위권을 성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CBT 방식이 도입된 98년 7월부터 기존 PBT 방식의 시험에서는 중위권 성적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CBT 방식에서는 15, 16위로 처졌다.

국내에 CBT 방식이 도입된 것은 지난해 10월이어서 9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CBT 시험을 치른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미국과 캐나다에 유학 중인 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위 하락은 더욱 놀라운 결과다.

99년 7월~2000년 6월 아시아 국가의 CBT성적

순위

국가이름

성적(점)

1

싱가포르

252

2

인도

246

3

필리핀

234

4

파키스탄

227

5

말레이시아

219

6

스리랑카

215

7

방글라데시

212

8

중국

211

9

마카오

210

10

미안마

209

11

네팔

208

12

홍콩

205

13

라오스

204

14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203

16

한국 베트남

200

18

아프가니스탄

199

19

태국

194

20

대만

193

21

몽골

189

22

일본

188

23

북한

178

ETS는 토플 성적이 뛰어나도 영어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등 토플 성적과 실제 영어 실력이 일치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98년 7월부터 영작과 듣기 평가를 대폭 강화하고 문제 유출이 쉬운 종이 시험을 단계적으로 CBT 방식으로 바꿨으며 앞으로 PBT 방식을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이익훈어학원 신승호(申承鎬) 연구개발부장은 “한국 응시생들이 진짜 영어 실력을 늘리기보다 문제의 보기만 보고 정답을 골라내는 ‘찍기’ 등 요령만 터득해 토플 성적에 거품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