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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메가와티 2주넘게 組閣도 못해

입력 | 2001-08-05 18:38:00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신임 대통령의 정치권 장악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경제난과 각지의 독립 요구 등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취임 2주일이 되도록 아직 각료조차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취임 후 “수일 내에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던 메가와티 대통령은 벌써 두 차례나 내각 명단 발표를 연기했다. 이는 소수파 정권을 출범시키는 데 기여한 각 정파가 각료 자리 배분을 놓고 좀처럼 타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일로 예정됐던 ‘조각 연기’ 발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아미엔 라이스 국민수권당 총재 겸 국민협의회(MPR) 의장이 했다. 대통령이 정치 무대를 장악하는 데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새 정권이 출범하면서 정치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루피아화 가치와 주가는 최근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 증시 지수는 취임 후 460까지 올랐으나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 3일 현재 435로 주저앉았다. 루피아화 가치는 3일 현재 달러당 9495루피아로 떨어졌으며 전문가들은 9800루피아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아체주와 이리안자야주 등 독립을 요구하는 지역의 시위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폭탄 테러와 인질극 등 각종 강력사건도 잇따라 발생하는 등 치안 부재 현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연정이 구성된다 해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가와티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민주투쟁당은 원내 제1당이기는 하지만 전체 의석 700석 가운데 185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연립내각은 불가피하다. 주요 정당 지도자는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일 뿐 대통령의 원만한 국정수행 보좌에는 별 뜻이 없기 때문. 함자 하즈 부통령과 악바르 탄중 골카르당 총재, 아미엔 라이스 의장 등은 99년 대선 때 메가와티 후보가 원내 제1당 총재였지만 의석수가 훨씬 적은 국민계몽당의 압두라만 와히드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으로 만든 전력이 있다.

메가와티 대통령이 흔들리면 군부가 다시 정치에 간섭할 우려도 있다.

모하마드 마흐푸드 법무장관은 “각 정파가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면 대통령은 군부에 핵심 요직을 할애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군부는 철권통치를 해온 수하르토가 99년 퇴진한 이후 영향력이 다소 줄었지만 이번 와히드 축출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에 항명함으로써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으로서는 이처럼 군부에 빚을 진 만큼 개혁작업을 추진한다 해도 정치에 오염되고 부패에 물든 군부에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기 어려운 실정이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