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닭’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우일씨(32)가 카툰 모음집과 동화책을 잇따라 펴냈다. 카툰 모음집 ‘우일우화(宇逸偶話)-이우일의 만화상자’는 그동안 잡지 웹진 등 여러 매체에 실렸던 그의 그림들을 모두 모았다. ‘딸기’ ‘존나깨군’ ‘작대기 인간 김씨’ ‘퍼니 파우더 삼총사’ 등 그의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이씨의 팬이라면 그가 만화로 보여주는 작업실 풍경과 만화 관련 애장품 목록에 흥미가 있을 법하다.
뿐만 아니라 전면 칼라 인쇄에 스티커, 책갈피, 배지 등 잡다한 부록이 책 곳곳에 들어있다. 이씨 말처럼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든’ 이우일 표 ‘만화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그의 만화는 아무리 봐도 차갑다. 웃기긴 웃기되 허무하고 엽기적이며, 요즘 말로 ‘깨는’ 내용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묘한 반항 의식이 녹아들어 쉽사리 질리지 않는다.
그와는 반대로 동화책 ‘장난감 코끼리 몽크’는 따뜻하다. 특히 시나위 삐삐밴드 삐삐롱스타킹 등의 음반 작업을 해온 달파란이 동화용 음악을 작곡했다. 두 이단아가 만들어낸 작품치고는 책이 너무 정상적(?)이어서 어리둥절할 정도. 말썽꾸러기 코끼리가 사고를 치고 집을 떠나 모험을 겪는다는 평범한 내용이다. 대신 이씨가 붙인 서문이 그럴 듯 하다.
“아이들의 실수를 감싸주고 위로해주는 어른이 되고 싶어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중략) 작은 실수는 용서되지 않고 큰 실수는 그냥 넘어가는 불합리한 어른들의 시대가 아이들에게는 계속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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