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연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재외 한국인 음악가들의 콘서트 입장권이 조기 매진되거나 매진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장한나 첼로 독주회의 경우 동아일보에 그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지난달 25일 입장권이 전석 매진됐다.
총 2600석의 좌석 가운데 협찬사 등에 배포되는 초대권 400장을 제외한 2200석이 모두 팔려나간 것.
10월 24,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협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도 8월초 현재 각각 900, 600여 석의 입장권이 판매됐다고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밝혔다.
공연 관계자들은 “최근 조수미의 앨범 ‘온리 러브’가 80여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연주가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눈에 띄는 공연이 없던 휴가철에 낯익은 연주가들의 콘서트가 이어져 상승효과를 가져온 탓”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열기’는 클래식 인구의 저변확대라는 점에서 분명 반가운 신호. 그러나 외국인 연주가 또는 국내파 연주가에 대한 관심이 적은 가운데, 해외에서 활동 중인 일부 인기 연주가들에만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음악평론가 홍승찬 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같은 한국인이라도 해외활동을 접고 귀국하면 출연 협연료 등 대우가 갑자기 낮아진다. 국내 연주가들에 대해 좀더 애정을 가져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의 정재옥 대표는 “올 상반기에 세계 톱 클래스 연주자에 속하는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뮐로바 등의 공연을 주최했지만 유료매표는 각각 800, 1000석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청중들의 입맛이 편향될 경우 공연 담당자는 ‘모험’을 두려워하게 돼 결국 공연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