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결혼을 하면 부부가 성(姓)을 남편이나 아내의 것 중 하나로 정해야 한다. 아내가 남편 성을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혼 전 이름을 날린 여성을 인터뷰하는 언론매체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그녀의 현재 이름 뒤에 ‘구성(舊姓)’을 함께 써준다.
요즘 여권신장과 더불어 부부가 성을 따로 쓰자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부부 별성제(別姓制)’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법을 개정해야 한다.
5일 발표된 내각부의 조사에 따르면 부부 별성제를 위해 법 개정에 찬성하는 사람이 42.1%로 반대 29.9%를 크게 앞질렀다. 76년 이후 같은 조사에서 처음으로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다.
그렇지만 부부 별성제 찬성파 중에서도 실제로 각자의 성을 쓰겠다는 사람은 18.2%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녀들 때문. 부부가 다른 성을 쓰면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66%나 됐다. ‘결손가정’이나 ‘재혼가정’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별성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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