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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늑대의 후예들' 화려한 액션…프랑스 영화 맞아?

입력 | 2001-08-06 18:46:00


프랑스 영화는 느리고 심각하고 지루하다?

프랑스 영화 ‘늑대의 후예들’은 미스터리가 결합된 화려한 액션으로 이 같은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5500만 달러(약 7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프랑스판’ 블록버스터는 다양한 볼거리를 앞세워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봉 첫주 200여만 명을 비롯, 모두 700여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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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밑그림은 1760년대 프랑스 남부 산악지대인 제보당에서 100여명의 주민들이 정체 불명의 야수에 의해 처참하게 살육당한 사건.

정체불명의 야수가 이 지역에 출몰해 주민들을 잇따라 살해한다. 이 소문이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왕 루이 15세는 풍부한 지식과 무술 실력을 겸비한 기사 프롱삭(사무엘 르비앙)을 파견한다. 프롱삭은 신대륙 아메리카에서 만나 형제의 인연을 맺은 인디언 마니(마크 다카스코스)와 함께 야수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제보당 영주의 아들인 장(뱅상 카셀)과 이 지방의 유력자들은 이 사건을 늑대의 짓으로 여겨 대규모 늑대사냥을 벌인다. 하지만 프롱삭은 시체부검과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늑대가 아닌 다른 야수의 소행으로 판단한다.

영화의 볼거리는 ‘이래도 안 볼 테냐’는 식으로 눈을 어지럽게 하는 액션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야수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

1995년 작 ‘크라잉 프리맨’에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와 편집자 데이비드 우는 수준급의 액션을 보여준다.

느와르에서 무협에 이르는 홍콩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등에 눈이 익었음에도 이 작품이 보여주는 액션의 감도는 뒤떨어지지 않는다. 때로 호러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게 흠이지만. 데이비드 우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홍콩 스타일 액션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오우삼 감독과 호흡을 맞춘 편집자다.

그러나 이 액션 영화는 멜로 역사 종교 등 지나친 ‘양념’이 뿌려지는 바람에 액션 특유의 ‘맛’을 잃어버렸다.

액션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프랑스 영화의 태생적 한계 때문일까. 영화는 후반부로 들어서 야수 사건에 정치 종교적인 음모가 결부돼 있다는 식으로 반전을 시도하지만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다. 컴퓨터그래픽이 사용된 야수의 모습은 ‘옥에 티’가 아니라 ‘왕티’여서 무서움이 사라진다. 18세 이상 관람 가. 10일 개봉.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