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국민주택기금을 대출받아 가로챈 건설업자와 이 기금을 대출해준 대가로 돈을 챙긴 은행간부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金敏宰)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 위반혐의로 D건설 대표 김모씨(64)와 G건설 대표 이모씨(48) 등 건설업자 11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전 주택은행 충청지역 본부장 강모씨(57)와 전 주택은행 영업부장 유모씨(5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수재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7년 2월 강원 원주시에서 임대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뒤 국민주택기금 102억원의 대출승인을 받아 이 가운데 선급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4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강씨는 김씨로부터 대출사례금으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적색거래자로 분류돼 금융거래가 제한돼 있던 G건설 대표 이씨는 98년 경기 양평군에서 공공임대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뒤 유씨와 공모해 대출심사서의 평점을 높게 매기는 방법으로 국민주택기금 15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챙긴 혐의다.
적발된 건설업자들은 국민주택기금 중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자금이나 근로자복지주택 건설자금의 경우 착공신고서만 제출하면 형식적 절차만 거쳐 대출 승인 금액의 40%를 선급금으로 대출해주는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 건설업체가 일단 선급금을 챙긴 뒤 부도를 내는 방법으로 기금을 가로챘으며 이번 조사결과 모두 11개 건설업체에서 286억8000만원의 국민주택기금을 챙겼다고 밝혔다.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