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내년 대선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충청권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7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고향인 충남 부여에 내려가 군청과 노인회를 방문하고 충남농민 전진대회에 참석했다.
이최고위원은 부여 방문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4월초 당지도부 및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동시개최론을 피력했으나 김명예총재를 자극할 만한 정치적 발언은 삼갔다.
이 최고위원측도 부여행에 쏠린 미묘한 시선을 의식한 듯 “민생탐방의 일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주로 경제회복을 위한 당정의 노력과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당위성 등에 대해 얘기했을 뿐, 김 명예총재를 자극할 만한 정치적 발언은 삼갔다.
이 최고위원은 또 16일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선영이 있는 충남 예산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8일 대전과 10일 청주에서 대대적인 시국강연회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이 총재는 휴가지에서도 직접 강연회 준비 상황을 챙길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양당의 충청 공략이 본격화하는 데 대해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뙤약볕에 떠들어봐야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부여에 지역구를 둔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특히 국민신당을 함께 했던 민주당 이 최고위원의 부여일대 순회방문에 대해 “명색이 공동여당의 지역구 의원인 내게 한마디 사전 양해도 없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자민련은 휴가철이 지나고 정기국회가 열리기 직전 대전 등지에서 행사를 열어 충청권 수성(守城) 결의를 다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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