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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비즈 누가 움직이나]예당 변대윤 사장, 당당한 상장회사로

입력 | 2001-08-08 13:29:00


조PD 이정현 원타임 지누션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1999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예당엔터테인먼트의 변대윤 사장(사진·43). 그는 지나온 삶 자체가 “예측이 힘들다”는 쇼비즈 업계의 특성을 그대로 닮았다.

서울 가리봉동에서 나이트클럽 DJ으로 활동하다 80년대 중반 최성수 양수경 조덕배 등의 음반을 연이어 제작하며 입지를 굳히는가 싶더니, 92년 돌연 임파선 암을 선고받아 한동안 시한부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몇 년 후 기적처럼 병을 고쳤고, 90년대 중반부터 재기해 지금까지 히트 행진을 벌이고 있다. 98년에는 소속 가수였던 양수경과 결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암 선고 받고 집에 누워있을 때 다짐한 게 있어요. 다시 살 수 있다면 이전처럼 ‘무대포’ 식으로 일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치고 빠지기’가 판치던 이 업계도 분명 기업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당엔터인먼트는 그의 ‘다짐’대로 ‘가내 수공업형’에서 ‘기업형’으로 발빠르게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지난해 260억여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올해 초 코스닥 등록한 이 회사의 임직원은 30명으로 단촐하다. 대신에 팬기획 양군기획 DO기획 등 중소규모 기획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들 소속 가수들의 음반을 큰 틀에서 기획하고 유통을 대행하고 있다. 지누션 원타임 디베이스 등이 이런 방식으로 활동 중이다.

“본부의 몸집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시장 수요에 맞춰 기민하게 대처하자는 전략입니다. ‘히트 앤 런’이라는 업계 특성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킨 거죠.”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코스닥 등록 이후에도 “변수가 많아 기업으로서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게 사실. 이에 대해 변 사장은 “가장 큰 딜레마”라고 인정했다.

“증권가에서 일반 제조업체를 분석할 때 사용하던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할리우드도 몇 년 후에나 수익 내역을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쇼비즈 업계는 아직 공식화된 수익 모델이 없습니다. 그렇다 해도 투자자들에게는 최소한 추정치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가야 할 것 같아요.”

점차 추억의 가수로 잊혀져 가는 아내 양수경의 신보를 제작한다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변 사장은 “아직 노래를 잘 하긴 한다”고 말했다.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