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마란치와는 달라.”
지난달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 오른 자케 로게(59·벨기에)가 사마란치 전위원장과의 차별화에 나서 눈길.
8일 2002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방문한 로게 위원장은 솔트레이크시티조직위원회(SLOC) 미트 롬니 위원장에게 파격적인 요구를 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평상복차림으로 SLOC를 방문한 로게 위원장은 자신이 탈 리무진이나 경찰의 에스코트가 필요 없다고 한 것. 올림픽선수촌으로 사용될 유타대학 내 기숙사를 방문한 로게 위원장은 한술 더 떠 “이것이 내가 필요한 전부”라며 내년 올림픽기간에 일급호텔에 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언제나 근엄한 정장차림으로 방문하는 도시마다 국빈에 가까운 최고의 대우를 받았던 사마란치 전위원장과는 정반대의 모습.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로게 위원장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쇼’를 하고 있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로게 위원장의 측근들은 “이것이 그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로게 위원장 또한 “올림픽개최지 선정방법을 바꾸는 등 철저한 개혁을 하겠다”며 사마란치 전위원장과 차별화된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로게 위원장의 이 같은 모습에 SLOC 직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한편 내년 올림픽기간에 로게 위원장이 사용할 사무실과 숙소로 방 두 개가 붙어있는 대학 기숙사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