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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조각 발표]국방장관에 민간출신 임명

입력 | 2001-08-09 18:41:00

메가와티 수카프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 약 3주가 되도록 미뤄오던 조각을 9일 마치고 압두라만 와히드 전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2004년까지 함께 국정을 이끌어갈 32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이날 함자 하즈 부통령이 배석한 가운데 각료 명단을 발표하면서 “새 내각은 분리독립과 인종 및 종교투쟁 등으로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데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새 내각은 와히드 전대통령 시절에 중용됐던 전문가 집단은 물론 군부와 수하르토 전대통령 시절의 집권당이었던 골카르당 인사 등 수구 세력까지 골고루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각의 특징은 경제 관련 각료들에 학자 출신 등 전문가 집단을 포진시키는 한편 와히드 전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사들을 중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수석장관격인 정치사회안보조정장관에는 육군 중장 출신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가 복귀했다. 와히드 전대통령 밑에서 6월까지 이 직책을 맡았던 유도요노 장관은 당시 와히드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반대하다가 축출됐었다.

국방장관직에는 와히드 전대통령이 소속된 국민각성당에서 원내총무를 지낸 마토리 압둘 잘릴이 임명됐다. 마토리 장관은 당론을 어기고 와히드 전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민협의회 특별총회에 참석해 메가와티 대통령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부가 권력교체 과정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직에 이례적으로 민간인 출신이 임명된 것은 메가와티 대통령이 군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조정장관에는 주미 대사이자 경제학자인 도로자툰 쿤트조로 작티가 기용됐으며 재무장관에는 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부디오노가 임명됐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인물을 경제 각료로 기용했다”며 “루피아화의 안정과 은행 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쿤트조로 작티 장관도 이날 신임인사에서 “조속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IMF와의 관계를 적극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루피아화는 새 행정부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한 듯 최근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9050루피아화까지 치솟았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