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민간 사업자 선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통상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와 비교해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사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검찰도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명예훼손 고소인인 스포츠서울21 대표 윤흥렬(尹興烈)씨의 소환은 검찰 소환 예정일보다 하루 앞당겨 전격적으로 실시됐으며 소환일과 시간은 윤씨가 정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윤씨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의 처남이다.
이범관(李範觀) 인천지검장은 고소장 접수 다음날인 8일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서류검토와 법률적 검토를 한 뒤 9일 윤씨를 소환,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윤씨는 이날 오후 7시반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포츠서울21 비서실은 기자들에게 자진 출두 소식을 알렸다.
스포츠서울21 정진향 비서실장(40)은 “검찰이 고문 변호사를 통해 윤사장에게 9일 출두하라고 연락해 왔으나 우리측에서 검찰에 ‘오후 7시경 도착하겠다’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윤씨측은 검찰에 출두 방침을 알린 뒤 검찰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7시반에 도착했고 검찰은 그때까지 기다렸다. 일반 시민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윤씨는 “하루빨리 의혹을 벗겨내기 위해 일찍 검찰에 출두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국중호(鞠重皓) 전 행정관의 경우 소환되기 하루 전인 9일 청와대는 “자체 조사한 결과 국 전 행정관이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청와대가 미리 ‘무혐의’라고 발표한데 대해 검찰은 내심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결론’이 났는데 검찰수사로 결과가 뒤바뀔 수 있겠느냐”면서 “이상한 고소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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