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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박정규/'예상'대로 끝나나

입력 | 2001-08-12 18:27:00


인천공항 유휴지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의혹 사건이 12일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단장과 국중호(鞠重皓) 청와대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일단락돼 가는 분위기다.

검찰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이 전 단장에 대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위반 등 2가지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국 전 행정관의 소환일 하루 전에 “자체조사 결과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의식한 듯 “국 전 행정관은 개인적인 자격으로 외압을 행사했을 뿐 정치적인 외압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외압의혹과 로비설이 각각 제기된 가운데 ‘명예훼손’ 고소사건으로 출발한 이 사건은 이 전 단장, 국 전 행정관, 강동석(姜東錫) 사장의 주장 중 ‘누구 말이 맞나’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데 공항공사의 두 당사자 가운데 이 전 단장은 로비를 받고 원익에 특혜를 주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강 사장의 경우 별다른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게다가 이 전 단장에 대한 영장이 청구되자 공항공사는 기다렸다는 듯 에어포트72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그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과 공항공사 안팎에서는 ‘짜맞추기 수사’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검은 돈’이 오갔는지에 대해 보강수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좀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많다.

사실 이번 사건은 ‘17년여간 토지사용료 325억원 제시’라는 ‘소액 사건’임에도 이처럼 복잡한 배경 때문에 8조원에 이르는 공항공사 건설 과정에 얽힌 ‘거액 사건의 깃털’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언젠가 ‘청문회’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박정규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