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才(영재)
英-꽃부리 영 吾-나 오 晩-늦을 만 幼-어릴 유 稚-어릴 치 啓-인도할 계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내 나이 열 다섯에 學問에 뜻을 두고….
孔子 스스로가 한 말로 論語에 보인다. 열다섯 살에 비로소 배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志于學’또는 ‘志學之年’이라면 나이 ‘15세’를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만저만한 晩學(만학)이 아니다. 당시에 科擧制度가 있었다면 孔子도 落榜(낙방)을 면치 못했으리라.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敎育을 중시했던 사람이다. 그 결과 직접 弟子를 모아 가르침으로써 일생토록 3000명의 弟子를 두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시 그의 영향을 받아 세계 최고의 敎育熱을 자랑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불과 30년 전만 해도 특수계층이나 생각해 볼 수 있었던 幼稚園(유치원)이 이제는 보편화되어 시골의 초등학교에서도 병설유치원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敎育熱이 너무 지나쳐 이제는 유치원 교육도 늦다 하여 이른바 英才敎育이 한창이다. 서너살짜리 어린이를 대상으로 才能과 適性(적성)에 맞게 일찍 啓發(계발)해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英才’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는 孟子다. 일찍이 그는 ‘君子三樂’(군자삼락)이라 하여 君子로서 지니는 즐거움을 세 가지 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得天下之英才而敎育之’(득천하지영재이교육지·天下의 英才를 얻어 敎育시키는 것)라고 했다.
그는 孔子의 후계자다. 孔子나 孟子로 대표되는 소위 儒家(유가)의 특징은 사람을 仁義니 忠孝를 아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 敎育이다. 하지만 敎育을 반대했던 사람도 있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老子, 莊子의 道家나 사람은 ‘無識(무식)해야’ 부려먹기 좋다고 했던 韓非子 등의 法家는 敎育을 철저히 부정했다.
그러나 孟子는 孔子의 後繼者답게 敎育에 힘썼으며 실제로 그 자신이 ‘敎育’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런 만큼 그는 敎育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강조했다.
‘英才’란 훌륭한 재능을 갖춘 人材를 말한다. 그렇다면 孟子는 훌륭한 사람만 골라 가르치고 싶다는 뜻을 표한 셈이다. 가르쳐서 훌륭한 사람을 만들어 보겠다는 지금과는 순서가 다르지 않은가.
그렇다. 그가 英才를 가르치고 싶다고 한 까닭은 그들에게 자신의 德을 펴 궁극적으로는 人道(인간의 道)를 확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英才敎育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 것일까.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