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천의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H씨. 그는 요즘 아내의 무덤을 자주 찾는다.
생전에 ‘잉꼬부부’로 알려진 그의 아내는 3년 전 숙환인 뇌종양으로 숨졌다.
그러나 선거를 일주일 정도 남기고 ‘비방유인물’이 유권자에게 배달되면서 H씨는 ‘암초’에 부딪혔다. 유인물에는 ‘여자관계가 복잡한 H씨의 아내는 홧병으로 숨졌다’라는 허무맹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유권자(학교운영위원)들은 H씨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선거전보다 ‘사실’을 알리는 데 시간을 소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교육 백년지계(百年之計)란 말은 의미가 없었어요. 우선 ‘이기고 보면 된다’는 정치판의 논리가 교육감 선거에도 어김없이 적용됐어요.”
H씨는 낙선한 이후 아내의 무덤을 자주 찾는다. 아내에게 사죄를 하기 위해서다. “내가 출마하는 바람에 당신의 죽음이 더럽혀졌어요. 미안해요….”
H씨는 그때마다 다시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몇 번이고 다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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