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팝+오페라)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일상어가 되었을까. 오페라 아리아와 예술가곡을 팝 감각의 리드미컬한 반주에 맞춰 부르는 ‘팝페라’ 가수들의 행렬이 뒤를 잇는다.
뮤지컬 출신의 사라 브라이트먼, 시각장애인 안드레아 보첼리가 그 ‘전주곡’이라면, 알레산드로 사피나, ‘이지’ 등은 이미 물결을 이루는 ‘팝페라’의 새 전령들이다.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라는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지만, 어쨌든 이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대중적 성공도 거두고 있다.
최근 영국 출신의 ‘팝페라’ 가수 이지(izzy·26)가 서울 힐튼호텔에서 음반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길드홀 음대 재학 중 데뷔앨범 ‘리베라 메’를 발표, 음반차트 상위에 올랐으며 EMI사에서 나온 2집 음반 ‘아스콜타’(들어주소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정한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마음을 열어놓고 있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카르멘’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서보고 싶습니다.”
높은 소리에서 밝고 화려한 음색을 자랑하는, 약간 꿋꿋해보이는 얼굴의 이지는 본명이 이소벨 쿠퍼. 그는 “안드레아 보첼리에게서 가장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느낀다” 고 털어놓았다.
그는 뜻밖에 부모세대부터 골수 불교도. 그래서 한국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고. 매일 아침 30분 동안 참선의 시간을 갖는다. 그의 앨범 일부분에서 느껴지는 애잔하면서도 명상적인 선율은 그 때문일까.
앨범 ‘아스콜타’에는 도니제티의 아리아를 편곡한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 11곡이 들어있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