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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한국인 7명 입양…한국 온 美 크루판스키 부부

입력 | 2001-08-12 19:42:00

한국을 방문한 크루판스키 부부와 자녀들


한국인 입양아 7명을 키우고 있는 미국인 짐 크루판스키(49·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와 캐런씨(51) 부부가 11일 자녀들에게 ‘뿌리’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슬하에 자식이 없던 크루판스키씨 부부는 85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박미란(당시 6세·미국명 켄드라), 영란(4·킴벌리), 수환(2·크리스토퍼) 3남매를 입양한 뒤 87년 다시 박정윤(9·캐시), 승윤(7·랜디), 형준(3·크레익) 3남매를 입양했다.

또 90년엔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부모와 여동생을 잃고 전신화상으로 한 손을 못쓰게 된 데다 청각장애까지 앓던 김재현군(6·앤드루)까지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워왔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뿌리를 아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방한을 준비했다”고 말한 ‘엄마’ 캐런씨는 그 자신 미국에서 생후 5개월때 입양돼 생부모와 출신배경을 전혀 모르고 자란 동병상련을 안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2주간 머물면서 아이들의 혈육도 찾아보고 한국문화도 익힐 계획이다.처음 입양을 결정했을 때 “이왕이면 같은 피와 문화를 나눠 가진 아이들을 입양하자”고 판단했다는 이 부부는 자녀들이 성장과정에서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정성을 다했다. 미국 이름의 ‘가운데 이름’(middle name)으로 한국명을 넣었고,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한국 문화학교에 보냈으며 서툰 솜씨로 한국음식을 만들어주며 고향을 잊지 않도록 한 것.

현재 장녀 캐시(24)는 치대 졸업을 앞두고 있고, 나머지 6명도 대학이나 고교에 재학중이다. 이제는 어엿하게 성장한 자녀들을 보며 부부는 “아이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축복”이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크루판스키씨는 “한국인들도 혈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입양에 관심을 기울여 우리와 같은 축복을 함께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미국 최대 유니폼 제작회사인 신타스(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애너하임지사 부사장으로 재직중이고 부인은 약사로 일하고 있다.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