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표팀 불러만 달라'
3월 2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스타디움.
브라질 출신의 축구스타 지코와 베베토를 비롯해 자동차 경주 F1 그랑프리챔피언인 미하엘 슈마허(독일) 등이 참가한 유니세프 주최의 자선 축구경기가 펼쳐졌다.
쟁쟁한 스포츠 스타들이 출동한 자리였지만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스타는 단연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25·이탈리아 인터 밀란)였다.
지난해 4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인터 밀란 대 라치오의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현역 최고의 축구스타 호나우두가 11개월 만에 유니폼을 입고 공을 찬 경기였기 때문. 이날 호나우두는 비록 친선경기이지만 5골을 터뜨리며 ‘황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호나우두는 이후 두 차례의 오른쪽 무릎 수술을 담당했던 주치의로부터 “이제 공식경기에서 뛰어도 좋다”는 판정을 받고 프로 소속팀인 인터 밀란으로 복귀했다.
그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 프로축구 챔피언 니임임바 라고스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공식 복귀전을 치른다.
인터 밀란 구단은 홈구장에서 열리는 호나우두의 복귀전을 기념해 19일을 ‘호나우두의 날’로 정했고 많은 팬이 호나우두의 뛰는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호나우두는 그동안 꾸준한 회복훈련으로 몸을 만들어 왔고 10일 전에는 보르미오에서 열린 아마추어팀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해 컨디션을 가다듬은 상태.
폭발적인 스피드와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 그리고 득점력으로 ‘경이(wonder)’라는 별명이 붙은 현역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성공적으로 복귀하면 세계 축구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96, 97년 연속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그가 복귀하면 세계 최고의 프로무대로 꼽히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판도 변화는 물론 그의 고국인 브라질축구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은 2002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6승3무4패로 4위에 처져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황. 브라질은 월드컵 예선 통산전적 35승11무5패 가운데 이번 2002월드컵에서만 4패를 당할 정도로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
그러나 호나우두가 브라질대표팀에 복귀할 경우 브라질축구가 최강의 면모를 찾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호나우두는 최근 “언제든지 브라질대표팀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브라질대표팀의 스콜라리 감독은 “아직 호나우두를 부를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호나우두는 부상 이후 98프랑스월드컵 결승전 참패의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에 불려 다녔고 매춘조직 연루설에 시달렸으며 무장 강도를 당하는가하면 아내 밀레네 도밍구스가 둘째 아이를 유산하는 등 개인적인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보아란듯이 이를 딛고 다시 우뚝 선 호나우두의 행보에 세계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