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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당정개편 두 기류]여권 "월말 개편" 청와대 "아직…"

입력 | 2001-08-13 18:27:00


여권의 8월 말 당정 소폭 개편설이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 중엔 “청와대의 공식 입장 또한 ‘현재로선 전혀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다”며 “언론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뒤 민주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의 부분 개편이 단행될 것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국무총리 당대표 대통령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 3 교체설’이 오르내리다가 ‘연말까지 현 체제 유지설’이 부상하는 등 오락가락하던 여권 내부 기류가 최근 들어 소폭 개편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폭은 다소 유동적인 것 같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10·25 서울 구로을 재선거 출마 여부에 따라 당정개편 폭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대표가 만일 출마하게 된다면 당 대표 자리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냐를 놓고 당내에서 심각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는 김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대표직을 가지고 출마하는 게 선거를 위해서도 좋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일반 당직자 사이에선 여당이 앞장서 재보선을 과열시키는 꼴이 될 뿐만 아니라 패배할 경우 여권이 입게 될 정치적 상처가 더 깊을 것이라는 점에서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이와는 별개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그동안 ‘강한 여당론’으로 인식돼 온 대야(對野) 정국운영 기조에 변화를 주려할 경우에도 당정개편 폭은 커질 수 있다. 이는 민주당 내 정풍파 의원들의 문제제기와도 상통하는 대목이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14일 귀국하는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의 정국 구상도 변수다. JP가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의 3당 합당과 ‘공동후보론’이라는 큰 틀을 염두에 두고 뭔가 변화를 시도할 경우, 우선 당정 구도의 변화를 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 측근 인사들은 필요한 최소 범위에서의 소폭 개편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대통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정의 안정이 흐트러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또 연말까지는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았는데 지금 여권 진용을 큰 폭으로 재편할 경우 ‘다음 판’을 짜기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자칫 대선 레이스를 조기 촉발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JP 또한 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커 여권 내의 ‘8월 당정개편’ 논의는 ‘부분 손질’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