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14일 “3당이 합당하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총재직을 맡되 그 이상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의 전날 발언을 맹비난하며 합당론에 제동을 걸었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이 총무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짓고 “그게 당론인지, 개인 의견인지, 당 총재 의견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 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항마로서 경륜이 있는 JP를 공동후보로 추대하는 문제를 거론한 것이지, 합당을 말한 게 아니다”며 “합당보다는 연합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는 “적절한 해명이 없을 경우 이 총무를 다시는 만날 생각이 없다”며 “우리는 합당을 요구한 적도, 합당할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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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권 지도부는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합당론 때문에 자민련과의 공조에 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궁진(南宮鎭)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은 “아직 각 당의 입장이 정리돼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결론적 얘기들을 꺼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당론 파문은 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동교동계로서는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부 대선 예비주자들의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한 견제용으로 계속 합당론을 띄울 가능성이 있다”며 “13일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과 이상수 총무, 14일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이 이를 거론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C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은 내년 대선에서도 힘을 합쳐야 승리할 수 있으며 힘을 합치려면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전망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당권 대권 분리론’에 대해 “현재 우리 당에서 뚜렷한 대선후보가 부각된 것은 아니므로 당을 융합시켜 내년 선거체제를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대통령후보와 총재직을 분리해 나눠 갖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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