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지금껏 감소세를 우려했던 소매업 매출액이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나타난 7월중 소매업 매출은 정부에서 감세액을 돌려준 시기와 일정부분 엇물리는 기간상의 이점이 있었지만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가운데 소폭 감소하리라던 예상을 깨고 소비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매출은 6월엔 감소했으나 7월엔 오히려 증가해서 전달에 비해 0.2% 증가폭을 기록해 회폭세를 보였다.
이러한 수치는 계속되는 감원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소비지출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미국 경제의 2/3는 소비에 의해 지탱이 된다. 또한 아직 세금 환급액을 받지 못한 가정이 더 많다는 사실은 7월에 이어 8월에 소비가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8월은 새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백화점이나 상점들의 할인판매가 늘어나고 그만큼 소비도 늘어나는 계절이다. 이에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중심으로한 IT 업계에서도 세금 환급과 함께 소비가 늘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IT기업을 포함 미국의 소비자를 상대로한 기업들에게 7, 8월의 매출액이 하반기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고 따라서 이 시기의 실적 전망이 주식시장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볼 때 소매업체들의 매출 호전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와 아울러 실적을 발표한 대표적인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홈디포의 경우에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공개해 실적 악화를 우려하던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이번 소매업 매출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크게 반등하지 못했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위한 공개시장조작회의(FOMC)가 21일 열릴 예정으로 있는데 이번 발표로 인하폭이 늘어날 가능성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현재 연방준비기금의 이자율에 대해 0.25%p 인하폭이 가장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지지부진한 기업실적 발표에 따라 0.50%p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바라기도 했으나 그런 기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세금환급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8월 소비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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