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년대 은막스타의 아들과 원로 영화감독의 아들이 각각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데뷔해 화제다.
다음달 촬영에 들어가는 ‘리앙크루’의 진형태 감독(35)과 주연배우 김진근(31)이 그 주인공들.
진 감독은 ‘설국’ ‘코리아 커넥션’ 등 100여 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었던 고영남(본명 진석모) 감독의 장남. 김진근은 98년 작고한 영화배우 김진규와 여배우 김보애의 아들이다. 최근 활동을 재개한 여배우 김진아가 누나.
두 사람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 때도 “영화로만 평가받고 싶다”며 일부러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고 감독은 김진규와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있어, 진 감독과 김진근은 대를 이어 감독과 주연 배우로 인연을 맺게 된 셈. 오랜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서로를 잘 알고 호흡이 잘 맞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는 진 감독이 직접 썼다.
얼마 전 고영남 감독은 두 사람을 불러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후회 없이 찍으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아들이 영화판에 뛰어드는 것을 결사 반대했다.
김진근도 마찬가지. 앞서 두 형이 배우로서 크게 빛을 못 본 탓인지 아버지와 누나 모두 그가 배우가 되는 것을 말렸다. 그러나 피는 못 속이는 걸까. 끝내 배우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김진근은 95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휴학하고 뉴욕으로 가서 리스트라스버그 연극학교를 마쳤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리앙크루’(Liancourt)는 독도를 탐내는 일본의 음모와 비밀을 세 남녀가 파헤친다는 내용의 미스터리 액션물. ‘리앙크루’는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의 이름. 이를 따서 유럽에서는 독도를 ‘리앙크루’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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