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사진) 명예총재의 17일 기자간담회는 전날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공조’ 방침을 밝힌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의 발언을 공식 추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JP의 발언 또한 이 총무의 발언처럼 복잡한 단서가 붙어 있다.
JP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총무가 나한테 와서 그런 얘길 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더라. 총무 소신대로 (발언을) 해달라고 (승낙)했다”고 소개했다.
이 총무는 이날 MBC라디오 대담프로에 출연해서도 “이번 정기국회부터 국가보안법 개정안 처리나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국정조사 증인채택을 위한 표결 때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협력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언론사가 세무조사의 성역일 수 없듯이 청와대도 국정조사의 성역일 수 없다”며 “세무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여부가 국정조사의 핵심인 만큼 대통령비서실장과 공보수석, 정책기획수석 등도 당연히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JP의 기자간담회 요지.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측 대표단의 일부 인사들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러니까 ‘정부는 뭘 했나’ 하는 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어떻게 그 사람들을 컨트롤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께서도 얼마 전 ‘통일문제는 서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부 일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환상을 갖고 마구 뛰어넘어선 안된다. 북한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환상을 갖고 나가면 저렇게 대외적으로 창피한 일이 생긴다. 북한은 지금 남북문제를 자꾸 딴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데 왜 자꾸 거기에 끌려가는지 모르겠다.”
-대변인 논평을 통해 ‘3자 영수회담’을 요구한 이유는….
“민주당과 자민련은 서로 필요해서 공조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서로 대화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민주당과 자민련이 먼저 중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그 다음에 야당과 대화해야 한다. 앞으론 좀 제대로 되길 바란다.”
-유종지미(有終之美)란 민주당과 정권재창출도 함께 한다는 의미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5년 임기가 끝나고 야인으로 돌아간 뒤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으면서 현직 대통령에게 지혜를 보태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14일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김종필 대권’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든 환영객들에게 ‘여러분 뜻을 알겠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
“뭐라고 써놨는지는 알겠다는 뜻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내가 뭐라고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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