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대 방명록 파문을 일으킨 문제의 문구는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로 진보적 성향인 통일연대 소속 K씨가 쓴 것이다.
K씨는 19일 해명자료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장소에 가서 방명록을 남길 경우 그 장소와 연관된 글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만경대에 대한 표현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K씨는 "만경대와 통일의 필요성을 연관해서 방명록에 남겼는데 그것이 이렇게까지 파문을 일으킬줄 몰랐다"며 "서울로 돌아가서 자세히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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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의 이 문구 이외에도 노동자계급이 앞장서서 조국의 자주적 통일 앞당기자 전민족 대단결로 조국통일 이룩하자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표현이 방명록에 씌여졌지만 남측 대표단 중 누가 쓴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남측 대표단은 방명록 파문이 확산되면서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한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자 "만경대는 정부가 법적으로 (방문을) 불허한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표단의 주장처럼 만경대는 그동안 남한의 민간인 방북자들에게는 일종의 관광 코스처럼 여겨지던 곳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인 99년 8월 제10차 범민족대회 남측추진본부 대표단 5명이 만경대를 방문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삼성전자 방북단도 이 곳을 방문했다.
이처럼 만경대를 방문했던 남측 인사들은 거의 예외 없이 방명록에 이름과 간단한 소감을 적었는데 대부분 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의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등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동안 만경대를 방문했던 인사들이 귀국후 제출한 '방북 보고서'에는 "이번처럼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