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정한 언론 국정조사 특위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각 당 지도부가 충성도와 투쟁성을 크게 고려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언론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간의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내정한 특위위원 10명 가운데 박종웅(朴鍾雄) 남경필(南景弼) 두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초선의원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특보인 고흥길(高興吉) 이원창(李元昌) 의원과 총재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남 의원 등 이 총재 측근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이 총재의 ‘결전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한 이원창 엄호성(嚴虎聲) 임태희(任太熙) 정병국(鄭柄國)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 5명은 올 1월 한빛은행 국정조사 때 전투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에는 빠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상임위별로는 언론문제를 다뤄온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이 4명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정무 재경 법사 등 관련 상임위원들이 고루 배치됐다.
▼언론 국정조사 특위위원 내정자▼
한나라당(10명)
박종웅 남경필 고흥길 엄호성 원희룡이성헌 이원창 이주영 임태희 정병국
민주당(8명)
설 훈 김경재 김민석 이미경 정동채송영길 심재권
(1명은 미정)
자민련(2명)
안대륜 정진석
▽민주당〓전략을 총괄 조정할 간사에 설훈(薛勳) 의원을 임명했다. 문화관광위 등 관련상임위 소속은 아니나 ‘동교동계 파이터’로 공격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 동교동계인 정동채(鄭東采) 의원과 청문회 경험이 있는 김민석(金民錫) 의원, 언변이 뛰어난 김경재(金景梓) 의원 등을 포진시켰다. 이미경(李美卿) 심재권(沈載權)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은 평소 언론문제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고려한 인선이라는 후문.
민주당의 고민은 위원장 인선이다. 조순형(趙舜衡) 김덕규(金德圭) 의원 등은 고사하고 있고, 이협(李協) 의원은 총재비서실장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것. 한 핵심당직자는 “이번 국정조사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고위원급에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언론사 세무조사에 비판적인 정진석(鄭鎭碩) 의원을 주공으로 내세웠다. ‘언론 국정조사에서는 야당과 협조할 수 있다’는 최근 자민련 기류와 통하는 인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