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기아차)도 장남(현대차) 못지않은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기아자동차 김뇌명(金賴明·59·사진) 신임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32년 만에 사장자리에 오른 ‘뚝심의 경영인’. 김 사장 또래 인물 가운데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 입사 후 20년도 되지 않아 사장은 물론 회장직까지 오른 사람들이 적잖았다.
“그분들이 월반(?)을 했지, 저는 지극히 정상적인 진급을 한 셈이지요.”
현대차와 기아차 주변에서는 그의 차곡차곡 쌓인 경력을 두고 “계단식 경영의 위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직위를 거치면서 다져진 그의 뚝심이 최고봉(峰)에서 만개될 것이라는 기대다.
현대그룹 입사 당시 지원서 1, 2, 3지망란에 몽땅 ‘현대자동차’를 쓸 정도로 ‘한번 정하면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옹골찬 성격은 해외 거래처들이 더 잘 알 정도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수출전문가인 그는 바이어들에게는 로이(Roy)로 통한다. 그의 독특한 이름의 가운데 자(뇌)를 영문으로 이같이 표기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새 사령탑으로 그는 ‘수출’과 ‘차별화’ 양날개로 비상하겠다는 포부를 펼치고 있다.
경남고를 마치고 대학(서울대 경영학과 63학번)에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 등과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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