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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美닷컴기업 분식회계 대대적 조사

입력 | 2001-08-20 18:52:00


지난해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인더스 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애틀랜타로 회사를 옮겼다. 분기별로 발표하는 회계보고서를 수정해 발표하자 의도적으로 수익을 부풀리는 바람에 피해를 보았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낸 투자자들에게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430만달러(약 55억원)를 지불한 직후였다.

이 회사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회사를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이에 따라 수익성도 정상 수준을 회복했고 회계상의 문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동안 인더스가 발표한 회계보고서를 면밀하게 조사해 왔으며 이달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업들이 분식회계 문제로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뉴욕증시의 나스닥이 곤두박질치기 전까지 수년 동안 신경제 붐에 편승해 투자 유치나 주가 띄우기 등을 위해 매출과 수익을 의도적으로 부풀려 발표한 혐의로 샌프란시스코의 검찰과 SEC,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첨단기업들은 수익을 부풀려 발표해 주가가 올라가면 투자를 유치한 다음 다시 수익을 원래대로 수정 발표하는 방식을 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주가가 다시 떨어지면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되는 셈.

샌프란시스코 연방검찰 증권사기전담반의 책임자인 레슬리 콜드웰 검사는 “월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한 기업들이 조사 대상”이라며 “여러 가지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하게 몇 개의 기업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50여개 기업이 증권관련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중소기업 규모의 업체들. 이 가운데 e메일 메시징 기술을 판매하는 크리티컬 패스는 지난해 3·4분기(7∼9월)와 4·4분기(10∼12월)에 발표했던 회계보고서가 잘못됐다며 총 1940만달러의 수익을 줄여 수정 회계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또 컴퓨터 보안업체인 사이링크는 1998년 2·4분기(4∼6월) 회계보고서에서 수익을 90만달러 정도 부풀려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최근 4년 동안 미국에서 발표된 수정 회계보고서의 20% 정도가 캘리포니아 소재 기업들이 발표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회계보고서가 잘못 발표된 것은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려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영업관행에 맞지 않는 애매한 회계기준이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