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름으로 남길 원할까. 대학교수? 야구해설가? 야구선수?
“뛰어난 야구해설가로 기억되길 원합니다. 야구선수론 실패했지만 야구 해설로는 앞으로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싶어요.”
장건희씨(30·사진). 그를 아는 팬은 그리 많지 않다.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단 한번도 서보질 못했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장씨는 한때 촉망받는 외야수였다. 성남고-건국대와 한국화장품-포스틸(실업)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팀 우승을 이끌었던 유망주. 95년 말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김인식 감독도 그의 재능을 눈여겨봤으나 이듬해 전지훈련중 어깨가 고장났다. 야구선수론 결정적인 흠. 결국 장씨는 2군을 전전하다 1년만에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야구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장씨가 새로 인생의 돌파구로 찾은 것은 학업과 야구해설. 그는 은퇴 뒤 스포츠마케팅쪽에 관심을 돌렸고 건국대 사회체육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올해부터 단국대 체육대학 인문사회과학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전공은 스포츠마케팅. 4학기의 박사 과정을 마치면 국내 프로야구선수 출신으론 최초로 박사가 된다.
올해부턴 하일성 이용철씨와 더불어 KBS TV의 야구해설도 겸하고 있다.
그의 특이한 경력을 인정한 단국대에서 스포츠과학대학의 초빙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어 그야말로 ‘1인 3역’.
장씨는 “기회가 되면 야구 관련 책 집필과 외국 야구 서적 번역도 해볼 계획”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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