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과거에 앞뒤 재보지 않고 팔았던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저금리 때문에 역마진이 2% 이상 나지만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
문제는 93년 6월 이전에 팔았던 청약예금. 당시 만기가 된 상품을 다시 유치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계속 통장을 유지하면 만기 당시의 이자를 계속 준다’고 선전한 게 문제였다. 당시 금리는 연 10%로 별로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기예금 금리의 2배 수준이 돼버렸다.
주택청약예금은 가입 2년만 지나면 예금을 해지해도 청약 1순위가 되지만 해지비율이 매우 낮다. 이처럼 만기가 지난 후에도 남아있는 청약예금은 이처럼 93년 6월 이전에 가입해 연 10% 금리를 적용받는 청약예금의 잔고는 6000여억원으로 이 은행의 청약예금 총잔고 3조5000억원 가운데 17%나 된다. 계좌수만도 18만9000여개다. 역마진을 2%로 잡아도 연간 120억원을 날리는 꼴. 다행히 다른 주택청약상품인 청약부금과 청약저축은 변동형 금리체계를 유지해 큰 문제가 없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 그냥 넘어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안고 가야할지 모르겠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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