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참여적인 성향의 386세대 미술가 9명이 ‘현장 2001-건·너·간·다’ 전을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성곡미술관에서 갖고 있다.
이 기획전은 80년대 말 출품 화가들의 초기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변모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급진적 정치구호를 연상시키는 초기 작품에서 생명 환경 노동 등 생활적 주제로 옮겨간 신작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나와 있다.
출품작가 가운데 구본주(34)는 샐러리맨의 일상을 주제로 힘있는 구상조각을 해 왔다. 그는 낫을 움켜쥐고 있는 팔뚝을 형상화한 ‘갑오농민전쟁’(1991년)과 목을 장대처럼 길게 빼고 앞을 살피는 샐러리맨의 처지를 그린 ‘위기의식’(1999년)을 동시에 출품했다.
87년 시위 도중 숨진 이한열을 그린 대형 걸개 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을 그렸던 최병수는 ‘반전반핵도’(1988년)와 지난해 전북 부안 새만금 개펄에서 설치했던 솟대를 전시장 옥상에 재현한 ‘하늘마음 자연마음’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 참여연대 회장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최평곤은 대나무로 엮은 8m의 거인 인체 설치작품을 통해 미래의 삶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준기(가나아트 컨설팅 전시기획자)는 “20대에 민중미술을 경험한 작가들이 현장과 유기적 호흡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창작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말했다. 02-737-8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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