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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뜨겁다]방북단 수사 갑자기 '함구'…관계자들 침묵

입력 | 2001-08-22 19:09:00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16명에 대한 공안당국의 수사가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어 그 속사정과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민감한 수사상황이 그때그때 외부에 알려지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원론적인 설명을 하고 있지만 수사 관계자들의 ‘함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깊은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분위기〓수사 첫날인 21일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수사 대상과 상황, 전망 등을 브리핑했던 검찰이 22일에는 기자들에게 공식적인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공안1부 관계자는 23일의 구속영장 청구 대상과 범위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속영장 청구 전까지는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대검 공안부의 지휘라인과 검찰의 지휘를 받아 관련자들을 직접 조사중인 국가정보원과 경찰 관계자들도 함구로 일관했다. 지휘라인에 있는 일부 검찰 간부들은 아예 휴대전화마저 꺼놓아 기자들의 접촉수단을 모두 차단했다.

▽부담스러운 여론〓수사를 둘러싼 제반 상황들이 공안당국의 결정과 행동 범위를 극도로 제약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검찰 등 공안당국은 긴급체포 시한 48시간이 경과되는 23일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그러나 이른바 ‘남남(南南)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관련자들의 신병처리에 대한 검찰의 결정은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1일 김포공항에서 드러났듯이 실정법 위반 사실이 드러난 관련자 전원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통일의 과정에서 불가피한 일이므로 형사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혼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안당국의 결정은 남북한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향후 남북관계와 민간 교류협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공안당국으로서는 언론에 대해 신중한 처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수사 난항?〓동국대 강정구(姜禎求) 교수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행사 참가 주동자들의 경우 수사방향의 상당 부분이 당사자들의 ‘내심’에 관한 영역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찰도 수사가 쉽지 않을 것임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또 국정원이 수사중인 범민련 관계자 5명의 경우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북측과의 사전 연락설’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일 수 있다. 검찰이 강 교수 등 3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내심이 아닌 구체적인 ‘물증’을 잡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kyle@donga.com